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탈락 후 알게 된 영재고 3단계의 진짜 벽, 그 채점 루브릭을 보며 울었다

작년 이맘때였어요. 아직도 생각하면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에요. 우리 아이가 서류도, 2단계 지필도 군말 없이 통과했거든요. 솔직히 주변에서도 "이제 면접은 덤이다" 이런 얘기 많았어요. 저도 그랬고요. 아이도 면접 연습하면서 자신감이 넘쳤고, 마치 **연남동 감성 카페 추천** 리스트를 고르듯 여유롭게 최종 합격 발표만 기다렸달까요.

## 합격자들만 아는 '그 채널'

그런데 결과는 탈락이었습니다. 도무지 납득이 안 돼서 며칠 밤을 지새웠죠. 그러다 지인의 소개로 예전에 영재고 입시 팀장을 했던 분을 만날 기회가 생겼어요. 요즘으로 치면 완전히 '퇴물'이 된 분인데, 은퇴 후에 자기만의 작은 공간에서 후배들을 가르치시더라고요.

그분이 말없이 보여준 파일 하나. 제목이 "**2023 CREATIVE-PSOLV RUBRIC V.2.8 (INTERNAL ONLY)**"였어요. 보자마자 소름이 돋았습니다. 이게 바로 합격생 학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 난 '비공식 채널'의 원천이었구나 싶었죠.

## 루브릭이 원하는 건 '정답'이 아니었다

파일 안에는 1번부터 5번까지의 채점 항목이 있었는데, 정말 충격적이었어요. 일반 면접처럼 '논리성'이나 '표현력' 같은 건 아예 없었어요. 대신 **'PROBLEM REFRAMING (문제 재구성)'** 항목이 40%로 가장 높은 배점이었고, 그 아래에 **'PROTOTYPE FAILURE ANALYSIS (시제품 실패 분석)'** 같은 괴상한 항목이 25%를 차지하고 있었죠.

평론가 기질이 발동해서 그 자리에서 별점을 매겨봤어요. 우리 아이의 면접 답변을 떠올리며... ★☆☆☆☆. 왜냐하면 우리 아이는 주어진 문제를 '완벽하게 푸는' 데만 집중했거든요. 근데 그 학교는 문제 자체를 의심하고 틀을 깨는 과정을 보는 거였어요. 그래서 제 속에서 뭔가가 왈칵 무너졌습니다.

## 가라오케에서 깨달은 비유

그날 저녁, 너무 허탈해서 아는 언니와 **화곡 가라오케 예약**을 해서 오랜만에 노래방에 갔어요. 90년대 댄스곡을 틀어놓고 소리 지르는데, 문득 그 루브릭이 떠오르더라고요. 노래방 기계의 채점 시스템 있잖아요? 음정과 박자를 90% 이상 맞춰도 고득점이 안 나오는 경우요.

왜냐면 그 기계들은 '얼마나 원곡과 가까운가'보다 '얼마나 감정을 실어서 가창력을 보여주는가'에 더 높은 가중치를 주더라고요. 완전히 똑같은 원리였어요. 그 영재학교의 루브릭은 수험생이 '얼마나 모범 답안에 가까운가'가 아니라, '얼마나 창의적으로 파괴하고 재구성하는가'를 측정하도록 설계된 겁니다. 그걸 그날 노래방에서 깨달았어요.

이제는 다 지난 일이지만, 그 비공식 루브릭 문서를 봤을 때의 그 분노와 허탈함은 아직도 생생합니다. 시험은 결국 '게임의 규칙'을 먼저 아는 사람이 유리한 건데, 그 규칙이 너무나도 은밀하게 공유되고 있었던 거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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